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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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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를 보던 경비원도 잠이 들었다
깊은 밤 인적 끊긴 도서관
비스듬히 채광창으로 스며든 달빛이
열람실 바닥에 두텁게 쌓인 먼지를 쓸고 지나갈 때
서가에 꽂힌 책들이 하나 둘 날개를 펴고
허공 속으로 날아오른다
들어봐, 사각사각 종이 씹는 소리
도서관 유령들이 차례로 책을 먹어치우는 소리야
서가와 서가 사이를 너울대며 천장에서 벽으로
문에서 기둥으로 미끄러져 내리며
텅 빈 낭하 저편 울려 퍼지는 목쉰 소리
이 책은 너무 맛이 없어 하지만
저 구절은 먹을 만하군 이 대목은 베낀 게 틀림없어
쉴 새 없이 투덜거리다가 때로 입맛도 다시며
밤새도록 다다를 수 없는 한 문장을 찾아
서가를 뒤지고 다니는 도서관 유령들
숱한 사람들이 남긴 숱한 흔적이 서서히
구겨지고 버려지고 바스라진다 가루가 된 말들이
사방에 먼지로 쌓인다
유령의 손아귀에서
누렇게 말라가는 종이들 벌어진 입가로 흘러내리는
채 삼키지 못한 단어들
보라, 모두 잠든 사이 어둠에 잠긴
도서관을 날아다니며 책들을 망각의 늪으로 불러들이는
도서관 유령이 있다
오늘도 분주하게
그 누군가 놓친 단 하나의 진실을 애써 찾기 위해
눈 부릅뜨고 책장을 넘기는 저 무서운 포식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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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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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곧아야 마음이 바로 선다
마음이 바로 서야 몸이 곧다
뭐가 먼저
인과를 쫓다
하루가 다 갔다
꼬리 잡는 실타래를 한 가닥씩
횡으로 펼치면 뭐라도 알게 될까
누우면 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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