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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바다 물 밀리듯 큰물이야 거꾸로 타는 은행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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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는 사랑 있네
첫눈에 반하는 불길 같은 거 말고
사귈까 어쩔까 그런 재재한 거 말고
보고 지고 그립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대천바다 물 밀리듯 솨아 솨아아아아
온몸의 물길이 못 자국 하나 없이 둑방을 넘어
진액 오른 황금빛 잎사귀들
마지막 물기 몰아 천지사방 물 밀어가듯
몸이 물처럼
마음도 그렇게
너의 영혼인 내 몸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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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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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행위를 허락받지 못한 듯 조심스러워지는 그런 문자의 나열
자연스레 미간이 찌푸려지고
등줄기에 힘이 들어가는
금기의 서적을 펼쳐
잔뜩 긴장한 채 옹송그리며
비밀스러운 단어의 파도를 메마른 손으로 어루만지다
밖에서 들리는 작은 소음에도 화들짝 놀라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그런 언어를 찾아낼 때의 전율
시를 읽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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