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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 시싸우기

울프 노트 정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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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과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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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어 오르는 반죽

라벤더 꿀통 속으로 간 꿀벌

느린

아침

햇볕

현관을 들어서는

손톱 밑이 까만 그의

목덜미에선

그을린 빵냄새가 난다

 

어디 갔다 왔어요?

간밤에 잠깐

지옥에요

일이 생겨서요

 

폐허에서 태어난 돌들은

부서진 살점들을 오래 모으고

 

어제부터

어제보다 조금

덜 존재하기 시작하고 있는

죽은 꿀벌

썩지 않는

삼켜버릴 수도 없는

 


-

날것

-

 

시에는 유독

성기와 음부와 고환과

그 모든

입에 올리기

껄끄러운

낱말들이

 

종이 위에

편안한 자세로 누워있다

 

왜인지는

아직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