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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과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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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어 오르는 반죽
라벤더 꿀통 속으로 간 꿀벌
느린
아침
햇볕
현관을 들어서는
손톱 밑이 까만 그의
목덜미에선
그을린 빵냄새가 난다
어디 갔다 왔어요?
간밤에 잠깐
지옥에요
일이 생겨서요
폐허에서 태어난 돌들은
부서진 살점들을 오래 모으고
어제부터
어제보다 조금
덜 존재하기 시작하고 있는
죽은 꿀벌
썩지 않는
삼켜버릴 수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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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
-
시에는 유독
성기와 음부와 고환과
그 모든
입에 올리기
껄끄러운
낱말들이
종이 위에
편안한 자세로 누워있다
왜인지는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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