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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존재를 안고 있는 허당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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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중얼거렸다 나는 알아듣지 못했다
차 소리가 났다 잎새들이 바깥에서 지고 있었다
너는 중얼거렸다 나는 알아듣지 못했다
난 존재를 안고 있는 허당이었어요
단 한 번도 뿌리와 소통을 해보지 않은 나뭇잎
울 수도 없었다 울기에는 너무 낡은 정열이었다
뿌리에서 떠나 다시 뿌리를 덮어주는 나뭇잎
웃을 수도 없었다 웃기에는 너무 오랜 정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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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울먹임을 껴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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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랑을 했는데
우린 단 한 번도 이야길 나눈 적이 없었다
내가 웃으면 너도 웃었고
내가 울면 너도 울었고
한 사람의 사랑이 두 사람의 사랑보다
작은 건 아니잖아요
안아보고 싶었는데
우린 단 한 번도 이야길 나눈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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