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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 시싸우기

Lo-fi 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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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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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산책하는 개들이 많았다 산책하는 벤치들이 많았다 산책하는 유령들이 많았다 산책하는 나무들이 많았다 산책하는 새들이 많았다 산책하는 별들이 많았다 산책하는 주파수들이 많았다 산책하는 발자국들이 많았다 모두 작은 모형들 같았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 채 걷고 있었다 산책하는 지구도 알지 못하는 산책하는 가을도 알지 못하는 공원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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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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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새들이 많았다 날아가는 나무들이 많았다 날아가는 구름들이 많았다 날아가는 바람들이 많았다 날아가는 꽃잎들이 많았다 날아가는 잎사귀들이 많았다 날아가는 웃음들이 많았다 날아가는 동물들이 많았다 날아가는 지붕들이 많았다 날아가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날아가는 가족들이 많았다 어린이의 그림 속에는 발을 디딜 땅도 필요 없었고 지평선 너머 어딘가의 세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