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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 시싸우기

생의 빛살 조은

-

꽃과 꽃 사이

-

 

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과 꽃 사이에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도드라지게 아름다운 꽃들은

그 거리가 한결 절묘하다

 

꽃과 꽃 사이 꿀벌이 난다

안개가 피어오른다

해와 달의 손길이 지나간다

바람이 살얼음을 걷으며 분다

 

향기가 어둠의 계단을

반짝이며 뛰어 오르내린다

 

봉긋해지는 열매들은

서로의 거리를

앙큼하게 좁힌다

 


-

그렇게

-

 

대부분의 시는

그땐 그랬지

그날은 이랬지

 

언제부턴가

그러지 않았지

그렇지 않았지

 

나는 아직도

그러고 싶은데

앞으로도

그렇고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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