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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 시싸우기

가을 파로호 김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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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에 시그마를 붙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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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깜박하는 자, 난해하구나
 
수학 공식처럼
 
낯선 곳에 와 풀고 있는 너의 수열
 
함수관계가 허공에 쓰인다
 
또박또박 징검다리 놓으며 극한에 닿으니
 
풀벌레 울음도 달빛으로 수렴한다
 
거기, 네 다스리는 국가가 있고
 
법과 변방도 평화롭구나
 
그래, 이런 평화의 무한대 발산이란 어디까지를 포함해야 하느냐
 
지금 저 별들에 시그마를 붙이고 있는 자는
 
생각 띄엄띄엄 낳아 진동하게 하니
 
허공이 난해하지 않게 깜박이는구나
 
사랑의 해(解)도 새롭게 구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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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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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곳은 평화의 고원
폭신한 들판에 몸을 뉘어
바람 두어 장 위에 덮고
크게 숨 들이켜면
이제야 살아있음을 느껴
 
파아란 하늘 뭉게구름 향해
내 마음 편안히 갈 수 있겠네
 
그리워는 말고
평화의 고원에서
너희를 지켜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