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정말 이정록 - 갈대 - 겨울 강, 그 두꺼운 얼음종이를 바라보기만 할 뿐 저 마른 붓은 일획이 없다 발목까지 강줄기를 끌어올린 다음에라야 붓을 꺾지마는, 초록 위에 어찌 초록을 덧대랴 다시 겨울이 올 때까지 일획도 없이 강물을 찍고 있을 것이지마는, 오죽하면 붓대 사이로 새가 날고 바람이 둥지를 틀겠는가마는, 무릇 문장은 마른 붓 같아야 한다고 그 누가 일필(一筆)도 없이 휘지(揮之)하는가 서걱서걱, 얼음종이 밑에 손을 넣고 물고기비늘에 먹을 갈고 있는가 - 삼만 - 잊히는 게 두려웠는데 내 기억의 안위를 먼저 살펴야 했다 어떤 것도 온전치 않다 온전(穩全)은 오만 기만 자만 삼만의 향연 낮에 생각한 시를 잊었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