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말하는시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름 외투 김은지 - 밥을 먹는다 - 할 얘기가 있어 만난 저녁 잘 닫혀 있는 수저통의 뚜껑을 다시 닫고 엠보싱 티슈가 들어 있는 휴지 갑을 아까 자리로 밀어놓는다 귀퉁이가 녹은 플라스틱 컵의 갈색 물수건으로 손을 또 닦은 후 숟가락을 든다 한 번도 눈은 마주치지 않으며 밥을 다 먹고 지하철 반대 방향 각자의 길을 갈 때 기둥 너머 플랫폼 창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 어느 것도 바라보지 않는 시선 이런 시를 써왔을 때 누가 말했다 나에게도 똑같은 일이 있었어요 - 일상을 말하는 시 - 해질녘의 노을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바라본 저쪽 너머 하늘은 왠지 모를 애틋함 모든 사람이 같은 곳을 향해 가진 않는다 뚜껑 색은 똑같은데 찰랑찰랑 흐르는 오색 찬란 걸음들 내 눈에 담긴 그림을 다들 봐주면 좋겠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