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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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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이원 - 아이는 공을 두고 갔다 - 한 아이가 두 발로 축구공을 차며 한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빨며 간다 나는 비어 있는 두 발로 빠르게 걸으며 아이의 공기를 빼앗아 먹는다 아이는 발에서 머리로 공을 가볍게 차올린다 헤딩을 하며 구름을 뜯어와서 먹는다 아이가 제 두 손으로 목을 비틀어 머리를 떼어낸다 머리를 툭툭 차며 간다 아이는 원색이다 몸을 동쪽으로 잔뜩 웅크린다 어느 곳으로나 접속하고 싶은 나도 아이가 두고 간 길과 공을 대신 차며 간다 아직도 권력과 지구는 공처럼 둥글고 골목에 담기는 모든 것들의 콘센트가 집이다 아이는 어느 집 앞에 멈추어 서더니 머리를 툭툭 털어 목에 다시 갖다 끼운다 돌아보는 아이의 얼굴에 구름의 발자국이 찍혀 있다 하늘은 가로등을 핥고 있다 - 우울 - 열세 번씩 들락날락 나도 ..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이원 - 나는 그러나 어디에 있는가 - 거울 속에 있으니 나는 거울의 몸이다 거울의 꿈이다 내가 제 몸이 되어도 꿈이 되어도 거울은 출렁이며 넘치지는 않는다 꿈은 보이지 않는 바닥이 바닥을 찾는 거울의 허공이 삼켰다 거울은 몸을 나누지도 않는데 내 꿈은 양쪽으로 벌린 두 팔을 접었다 폈다 한다 거울 속의 나는 딱딱한 거울이 아프지도 않다 거울의 구석에 있으니 나는 거울의 구석이다 거울이 벗어놓은 신발이다 내가 거울의 한쪽으로 밀려가 있으니 나는 거울의 벽이다 거울이 더 이상 파고들지 못하는 막다른 광장이다 내가 거울의 한가운데로 와있으니 나는 거울의 거울이다 거울 속에 내가 있고 내 속에 거울이 보인다 거울의 핵이 보인다 거울 속의 허공에 들어가 있으니 나는 허공의 몸이다 허공이 들여다보는 허공이다 허공이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