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잠들곳이마땅찮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오늘 밤 잠들 곳이 마땅찮다 김점용 - 허공 길 -꿈64 - 커다란 벽화를 그린다 다른 누군가는 반대쪽에서 그린다 그는 어린시절의 나다 구름이 지나가면서 내 그림을 지운다 내 짚신이 반대쪽의 그림을 지운다 내가 다른 귀퉁이에서 그리기 시작하자 아이도 반대편에서 붓을 놀린다 거대한 바퀴, 윤회를 그리고 있단다 그제야 걸개그림은 원래 완성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벽이 허공에 붕 떠 있고 아래쪽을 보니 줄사다리가 까마득하게 펼쳐져 있다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끌어왔는가 눈뜰 수 없는 유년의 눈부신 물결인가 몇 줄 경전의 달콤함인가 야곱의 사다리는 말씀에 닿았는데 나는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올랐는가 세상은 모두 저 아래 호수에 잠들었는데 때론 수정처럼 맑은 얼음 기둥을 타고 아득한 공중에 발 딛고 서서 낚시를 하다가 그대로 얼어붙는 꿈 그때 누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