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연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안희연 - 야간 비행 - 나는 이 비행기의 유일한 승객이자 조종사, 잠과 잠을 끝없이 이어 붙인 밤의 상공을 날아갑니다 조종사의 첫번째 자질은 어둠의 리듬을 타는 일이라고 엄마는 말했지요 불쑥불쑥 솟은 꿈의 허들을 넘을 때마다 부드럽게 출렁이는 잠 나는 유리 조각을 쥐고 둥글게 몸을 웅크립니다 발가락이 생겼습니다 우주를 떠돌던 목동은 기르던 양을 잃고 탯줄로 목을 감았다지요 나는 눈을 감고 촛농이 흘러내리는 소리를 들어요 조종사의 두번째 자질은 아름다운 귀를 갖는 일 나는 귓속에 작은 귀를 감추어 들리지 않는 음악을 채집하죠 더 먼 캄캄함을 향해 방향을 틀어요 눈꺼풀 위로 칼날 같은 꽃잎이 쏟아지고 날마다 비행 일지를 써내려갑니다 계기판을 믿지 않은지는 오래되었어요 흔들리거나 뒤집히는 재미 도착하지 않는 동안에..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