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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 시싸우기

우주적인 안녕 하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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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바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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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없었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살아 있다는 것은

꼭 이런 방식이어야 할까.

 

외계인에게 손가락이 주어진다면

다른 생물에게 온도를 전달하며 생명을 유지하게 될까.

 

뜨거운 열역학적 죽음들 사이로

시간이 흐른다.

 

어둠이 완벽하게 얼어붙어 있다.

나의 호흡이 매 순간 사라질 것만 같다.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서의 나

 

손아귀 속의 따뜻함은

너와 나의 삶을 손상시키지 않고

 

이곳 건너편의 이곳으로 옮겨 갈 수 있을까.

 

상처 난 아이의 발가락이 조개껍데기 안에 담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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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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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모른다

나는 너를 안다

 

추위를 타는 체질도

붕어빵을 좋아하는 입맛도

 

상실의 물결에 여과(濾過)

나는 엔트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