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한사랑노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쨍한 사랑 노래 박혜경 이광호 엮음 - 너와 나 - 여기 이 벤치에 앉아 겨울 냄새를 맡고 있는 너와 나는 순간 스친 이 냄새에 말을 잃고 깊이 넓어져만 가는 너와 나는 너의 손을 잡지 못하는 나와 내 깊은 곳으로 흘러들어오는 너는 바람처럼 스산하고 공기처럼 맑아 떨어지며 정지하여 영원히 정지해버린 너는 그림처럼 아름답고 기억처럼 참담하여 내가 너의 아버지이기를 바라고 네가 나의 어머니이기를 바라는 너는 여기 추운 나무들이 서 있는 벤치에 앉아 희망한다. 한 아이가 다른 한 아이의 친구가 되지 말기를 한 여자가 한 남자의 애인이 되지 말기를 그래서 맑은 하늘과 비어 있는 거리 멈춰 선 버스와 흘러가는 시간 사이로 너의 두 눈은 그림처럼 아름다워 겨울 냄새를 풍기고 겨울의 하늘 속으로 멀어져 내가 빠져든 우물, 거울이 된다. _이철성,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