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천양희 - 불멸의 명작 - 누가 바다에 대해 말하라면 나는 바닥부터 말하겠네 바닥 치고 올라간 물길 수직으로 치솟을 때 모래밭에 모로 누워 하늘에 밑줄 친 수평선을 보겠네 수평선을 보다 재미도 의미도 없이 산 사람 하나 소리쳐 부르겠네 부르다 지치면 나는 물결처럼 기우뚱하겠네 누가 또 바다에 대해 다시 말하라면 나는 대책없이 파도는 내 전율이라고 쓰고 말겠네 누구도 받아쓸 수 없는 대하소설 같은 것 정말로 나는 저 활짝 펼친 눈부신 책에 견줄 만한 걸작을 본 적 없노라고 쓰고야 말겠네 왔다갔다 하는 게 인생이라고 물살은 거품 물고 철썩이겠지만 철석같이 믿을 수 있는 건 바다뿐이라고 해안선은 슬며시 일러주겠지만 마침내 나는 밀려오는 감동에 빠지고 말겠네 - 색(色) - 진실이 새파랗고 거짓이 새빨갛단 말은 누가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