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후르츠 캔디 버스 박상수 - 후르츠 캔디 버스 - 당신과 버스에 오른다 텅 빈 버스의 출렁임을 따라 창은 열리고 3월의 벌써 익은 햇빛이 전해오던 구름의 모양, 바람의 온도 당신은 말없이 창밖을 내다보던 타인이어서 낯선 정류장의 문이 열릴 때마다 눈빛을 건네보지만 가로수와 가로수의 배웅 사이 내가 남기고 가는 건 닿지 않는 속삭임들뿐 하여 보았을까 한참 버스를 쫓아오다 공기 속으로 스며드는 하얀 꽃가루, 다음엔 오후 두시의 햇빛, 그사이에 잠깐 당신 한 번도 그리워해본 적 없는 당신 내 입술 밖으로 잠시 불러보는데 그때마다 버스는 자꾸만 흔들려 들썩이고 투둑투둑 아직 얼어 있던 땅속이 바퀴에 눌리고 이리저리 터져 물러지는 소리 무슨 힘일까 당신은 홀린 듯 닫힌 가방을 열고 오래 감추어둔 둥글고 단단한 캔디 상자를 꺼내네 내 손바.. 이전 1 다음